주주만세

코로나발 위기에 빠진 경제를 구하기 위해서 미국을 비롯하여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이

거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전환하면서 많은 양의 현금이 살포되고 있으며 급격한 금리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의 공급을 전폭 지원하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출처-달리오 트위터

 

레이 달리오의 독설

 

미국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는 상황을 보고  "현금 쓰레기(Cash Trash)"라는 독설을 내뿜고 내뱉고 있다.

 

 

4월7일에 동 회장은 소셜 뉴스 웹사이트 Reddit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Ask Me Anything) 이벤트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고 하며 무제한 돈의 공급으로

인해 현금보다 수익률이 좋은 자산이 많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금은 다른 자산에 비해 가치를 창출하지 못 하면서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을 기억하라는 조언을 남기며  현금은 금, 주식 등과 같은 다른 자산과 비교

하면 쓰레기라고 표현했으며 현금에 비해 다른 자산들은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상승)

시기에도  가치를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과연 현금이 쓰레기일까? 

 

레이 달리오의 독설이 나온 전후 상황을  직접 듣고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액면만 보고

평가를 한다면 그의 의견에 전폭적으로 동의할 수 가 없다.

 

단순히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과잉공급이 되는 자산의 가치는 자연스레 하락하는 것이

경제적인 원리이기도 하며 경제학적 관점에서 내재적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이해가

되지만 과연 현금이 천덕 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정도의 쓰레기 자산일까?

 

위대한 투자가이며 자산배분의 귀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의 주장에 대하여 오류를

몇가지 지적해 본다.

 

1. 투자의 심리적인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

코비드 19로 촉발되고 아직 끝나지 않은 베어마켓 장세에서 주식이라는 자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비자,애플등과 같은

최고의 우량주마저 처참하게 폭락을 면치 못하였다.

 

물론, 일부 주식들은 최근의 급반등을 통해서 이전 고점을 회복하거나 낙폭을 상당히

만회하기도 했으며 아마존같은 주식은 언택트 문화의 수헤를 받아서 오히려 전고점을

갱신하면서 더 올라가는 현상도 발생을 했다.

 

하지만, 수일에 걸쳐 발생한 주식 투매로 인한 폭락장세에서 대다수의 투자가들의 

심리는 공포에 달했으며 설사 급락 구간에 매도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공포에 질려서

정신적인 건강에 상당한 충격이 왔으며 밤에 잠도 못 이룰 것이다.

 

사전에 현금보유비중을 높였거나 추가로 투하할 수 있는 신규 현금자산이 충분한 

투자가들에게는 인생을 바꿀수 있을 만큼의 주식 대할인 이벤트가 펼쳐진 것이다.

 

주가지수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상관없이 투자심리를 냉정하게 유지하면서 자기가

평소에 준비한 철학대로 폭락장세도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2. 현금의 가치

주식은 배당금과 자본차익을, 채권은 쿠폰을, 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절대적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자산배분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현금을 액면 그대로 보유한다면 부가 가치는 0이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정기예금을 통하여 세후 1% 이상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효용은 존재를

하지만 기타 자산의 수익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

레이션의 압박에 가치가 하락할수 있다.

 

하지만, 유동성의 관점, 즉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 측면에서 현금은 말

그대로 1 (100%)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은 상당히

유동성이 떨어져서 현금화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주식이나 채권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긴 하지만 필요 시점에 자산의 가치가 코스트 대비 하락한 시점

이라면 현금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청산할 수밖에 없다.

 

즉, 현금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와 효용은 유동성의 가치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경비를 충당해 주고 비상시를 대비하여 보유할 수 있는 안전가치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자산이며 단순히 수리적인 수익률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할

것이 아니고 심리적이고 정성적인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자산인 것이다.

 

 

현금이 주는 교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시장의 폭락이 있기 전만 하더라도 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질적 0에 가까웠다. 오로지 주식과 채권만 편입을

하였으며 배당금이 들어오면 복리투자의 관점에서 바로 주식에 재투자할 정도로 현금이

계좌에서 머무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의 폭락사태를 계기로 현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현금에 대하여

무수익 위험자산이라고 폄하를 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당당히 전략적 자산배분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중요한 자산의 하나로  편입을 하고 있다.

 

주식, 채권, 금등의 귀금속 자산, 현금 등의 4가지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겪고 있는 위기가 지나도 구성 요소의 수정은 없을 것을 보인다.

다만, 리밸런싱을 통한 비중의 조절은 있겠지만......

 


찰리멍거의 생각

 

폭락장세에서도 여전히 현금자산을 꾸준히 쌓아 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버핏과 멍거가 진두지휘하는 벅셔해서웨이는 현재 $1,280억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 이렇다 할 투자는 자제하면서 시장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다고 하니 레이달리오

철학과는 정반대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즉, 벅셔해서웨이에 있어서 현금은 왕이다  (Cash is King)

 

 

워런 버핏의 단짝인 찰리 멍거가 4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한 이야기를 인용해보자.

 

“지금은 그냥 조용히 숨만 쉬고 있습니다"

"이 태풍이 끝날 때 뭐라도 남아 있길 바라면서요”

 

 

멍거와 버핏은 현재의 상태를 최악의 태풍에 비유하면서 자신들은 배의 선장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비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즉, 지금의 폭락장세는 좋은 기회라기보다는 불리할 때라고 인지하고 있으며 모두가 얼어

붙어 있으며 특히 항공산업은 정부와 협상하는 것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이다.

 

이미 불황은 시작이 되었지만 얼마나 크고 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으며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전혀 짐작이 안된다고 한다.

 

"우리한테 투자해 달라고 전화하는 회사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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